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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해결기준제도의 재평가
작성자 : 강창경 정책연구위원(sobis@chol.com) 작성일 : 2015-03-17 조회수 : 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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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분쟁해결기준제도의 재평가

 
강창경(한국소비생활연구원 정책연구위원)
 
 
소비자기본법에서는 소비자피해구제제도의 하나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오늘날 소비자단체, 정부, 소비자원 모두가 익숙하게 별 의심 없이 소비자피해구제업무에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제도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현재의 시장에 어울리는 제도인지, 법치사회에서 적용할 만한 규범인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준인지 등에서 의문이 있다는 점이다.
 
 
이 제도는 1980년대 소비자피해구제에 적용할 법제가 마땅하지 않았던 때에 설계되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의 입장을 반영한 소비자법의 체계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으므로 궁여지책으로 이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소비자피해를 제대로 구제하려면 개별 거래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교한 입법을 하여야 하나 그럴 여력이 없었다.
 
 
당시 경제성장정책의 여파로 소비자피해는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었고, 정부는 이에 대한 대처가 시급하였다. 이에 간편하고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였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이러한 필요로 마련된 제도이다. 이 기준제도는 30여년 소비자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 소비자분쟁을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사법적 해결 보다는 시장의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우리의 실정에서 유용하였다.
문제는 이 제도가 과거 우리의 실정에 유용하였더라도 현대 법치사회에 적합한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동안 소비자피해구제를 위한 다수의 법규가 정비되었고 소비자법의 이론도 발전하였으므로 이제 새로이 접근할 때이다. 특히 분쟁해결을 위한 타협점의 마련에 치중한 제도이므로 소비자에게 불리한 점도 있다. 이 제도가 경제성장의 주역인 사업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설계하였고, 경영에도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므로, 이제 새로운 경제사회에서 새로이 구상할 때가 되었다.
 
 
실제 시장에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분쟁해결이 법에 기초한 분쟁해결 보다 우선하고 있다. 일부의 경우에는 분쟁의 법적 해결에 지장을 주고, 사업자와 분쟁해결 담당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이 제도가 마치 소비자피해구제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법규인양 오인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이미 고착되어 거래관습으로 발전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피해구제도 보편적인 법질서 안에서 해결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분쟁해결을 위한 법규적용은 강행법(특별법 우선적용), 계약(합의된 보증), 관습법, 임의법, 판례, 조리 순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이러한 법규의 적용에서 참고할 제도일 뿐이다. 또한 이 기준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만의 제도로 발전되어 왔다. 이제는 국제통상사회에 어울리는 그리고 선진화된 자유경제체제에 어울리는 제도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 제도를 재평가하여 다시 고쳐야 한다. 소비자기본법에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성격, 기준지정의 방법과 절차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운영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또한 법치주의의 입장과 우리의 시장 현실을 반영하여야 한다. 이 제도는 우리만이 가지는 잘못된 제도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만 가지고 있는 좋은 제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 분쟁해결기준제도가 제대로 개선되어 사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한 제도로 거듭나고, 분쟁해결에 좋은 제도로 조속히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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