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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기금 유감(遺憾)
작성자 : 강창경 정책연구위원(sobis@chol.com) 작성일 : 2015-03-03 조회수 :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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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기금 유감(遺憾)

 
 
 
강창경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정책연구위원)
 
 
최근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설립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이 기금은 소비자정보 제공, 교육 등 민간부분의 소비자역량강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실 소비자단체의 조직,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그동안 다른 분야에 비하여 형편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실정에서 기금설립추진은 많은 소비자에게 큰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단체의 활동은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수반하는 예산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왔다. 정부의 1372상담, 시장조사 등 주요한 소비자단체의 협력사업 등은 소비자단체를 정부사업의 보조자로 인식하게 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었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소비자단체의 독자적이고 자율적 창의적인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정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 그저 관행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기금운영은 새로운 시도로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 자세한 내용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하더라도 몇 가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금을 통하여 새로운 형태의 행정 간섭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설립되는 기금이 소비자단체의 자율적 활동을 간섭하거나 지도 육성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러한 우려를 제거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면, 오히려 현재의 예산지원제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족할 수도 있다.
 
 
특히, 운용주체와 관련 민관합동형식의 재단이사회의 의사결정은 실질적인 관주도로 기금의 민간자율운영과 소비자단체의 자율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기금은 소비자단체의 활동 통제로 귀결됨이 자명하다. 재단법인 설립은 타당하나, 이사회 구성에서 공무원을 당연직 이사로 하고 선임직 이사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하는 것은, 민간기금으로 추진한다는 방향에서 볼 때 맞지 않다.
그리고 기금의 사업이 한국소비자원의 사업과 중복되면 이름만 다른 소비자기관을 중복하여 설립하는 것으로 예산 및 행정낭비, 공정거래위원회의 산하기관 중복설립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 기금의 사업 중 한국소비자원의 업무와 중복에 대하여 재검토가 필요하고. 기금 스스로 소비자보호사업을 하면 소비자단체의 활동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
 
 
또한, 기금설치가 소비자단체에 은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에 기금구성 및 운영권을 소비자단체가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기금운영은 순수민간차원의 운영이 필요하고, 단순한 자금의 효율적 배분과 집행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관련 없이 정부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자성을 가진 기금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민간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활동에 적절히 기금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은 우리의 법질서로는 소비자피해에 대한 배상을 실질적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구제의 측면에서 법질서가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산업육성 중시의 경제정책이 주류가 된 현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여 기금을 설치하고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사업자가 소비자피해를 야기하고, 이를 원인으로 한 각종 과태료, 벌금 등이 기금에 편입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그리고 이의 사용도 소비자의 자율적 권리이므로, 그 사용 또는 관리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만 동의의결제도에 의한 사업자의 자금으로 소비자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금기이다. 소비자단체의 활동이 사업자에게 의존한다면, 그것으로 소비자단체의 존립근거가 상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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