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농민들은 웃지 못한다. 올해도 쌀값 하락이 우려되고, 연이은 수입관세 철폐로 외국산 농산물도 물밀듯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기일수록 우리농산물의 가치를 눈여겨봐야 한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을 만나 소비자에게 우리농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방법을 들어봤다.
-외국산 농산물이 밀려들면서 신토불이 가치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원인과 해결 방법은.
▶최근 세계인은 한 식탁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소비 습관 자체가 글로벌화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라고 해서 해외에서도 한식이 인기를 끌고 홍보도 열심히 하지만 정작 우리 국민은 한식을 외면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청소년 때부터 농업·농촌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돼 식탁에 오르는지를 알아야 우리농산물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쌀 소비가 줄어든 것도 큰 문제로 꼽힌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무색하게 쌀 소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쌀 생산은 식량안보와도 직결된 문제다. 사람들이 쌀보다 밀을 찾는 이유는 ‘편리함’이라고 생각한다.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가루쌀(분질미)을 활용해 쌀빵을 만드는 것처럼 쌀을 활용한 간편식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쌀빵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판매처 숫자도 아직 적은데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우리농산물 인식 개선에도 열심이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나.
▶‘똑똑한 소비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소비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가령 소비자들과 농촌에 가서 현지 농산물과 외국산 농산물을 비교해본다. 겉모습부터 맛까지 확연히 다른 걸 보고 놀라는 사람이 많다. 성과를 낸 부분 중 하나는 2000년대 중반부터 브랜드 쌀 육성을 지원하며 질 좋은 우리쌀을 키우고 소비자에게 그 가치를 알려왔다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 답례품도 대안으로 여겨진다. 고향기부제가 확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방자치단체는 기부자가 만족할 만한 답례품을 선정하도록 애써야 한다. 답례품에 만족한 소비자는 다시 그 지역에 기부금을 내거나 해당 농산물을 구매하게 된다. 제주 귤, 전북 고창 풍천장어, 경북 안동 사과 등 지역특산물이 인기가 높은 답례품에 선정된 것만 봐도 기부자가 신토불이 농산물을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소비자가 적절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우리농산물을 적극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농산물 온라인 판매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상품 설명과 실제 받은 상품이 차이가 나는 점에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다. 같은 품목이라도 사이트별로 가격 차이도 컸다. 이렇게 소비자가 우리농산물을 사는 데 방해가 되는 문제를 꾸준히 감시하고 개선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
황지원 기자
출처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103500248
